고독... posted on 2009. 3. 18. 02:05, filed under 포토 에세이



김현승 -고독의 끝

거기서
나는
옷을 벗는다.


모든 황혼이 다시는
나를 물들이지 않는
곳에서.


나는 끝나면서
나의 처음까지도 알게 된다.


신(神)은 무한히 넘치어
내 작은 눈에는 들일 수 없고,
나는 너무 잘아서
신(神)의 눈엔 끝내 보이지 않았다.

무덤에 잠깐 들렀다가,


내게 숨막혀
바람도 따르지 않는
곳으로 떠나면서 떠나면서,

내가 할 일은 거기서 영혼의 옷마저 벗어 버린다.

나는 너무 잘아서
신(神)의 눈엔 끝내 보이지 않았다.


내가 미약하여 신을 발견치 못했다는 말보다

끝내는 신의 눈에 발견되어지지 못했단 말이

더 슬픈 걸 보면

아니....많이 우울한 걸 보면

아직도 갈길이 멀구나...싶다.

'포토 에세이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신한갤러리에서...  (0) 2009.03.22
봄...  (0) 2009.03.22
선(線)...  (0) 2009.03.17
부천 만화박물관에서... (2)  (0) 2009.03.17
부천 만화박물관에서... (1)  (0) 2009.03.17

Total: (Today: , Yesterday: )

RSS